🚶🏻‍♀️ 🚶🏻‍♂️ 🚶🏻‍♀️ 🚶🏻‍♂️ 🚶🏻‍♀️ 🚶🏻‍♂️ 🚶🏻‍♀️ 🚶🏻‍♂️ 🚶🏻‍♀️ 🚶🏻‍♂️
Thursday's child has far to go..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고쿄리, 촐라, 칼라파타르 11일차 (칼라파타르)

해피쵸코 2018. 3. 29. 16:30





이번 트레킹의 마지막 관문인 칼라파타르를 오르는 날이다..

간밤에 화장실 가려고 일어난 김에 별구경이나 하려고 밖에 나왔다가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걸 보고 망했다 망했다 그랬는데..  

4시 출발 예정으로 우리가 3시에 일어나 누룽지죽 한사발 뜨는 동안 지번 가이드가 미리 답사해 본 결과 걷는데 별 문제는 없을 거라고..

그래서 또 덕지덕지 껴입고 캄캄한 어둠 속으로 나왔는데..

눈은 10cm정도 쌓여 있고.. 이제 그쳐 가는중이라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시작 부터 한발 한발 내딛기가 천근 만근 이었다.

어제 도착 했을때 마음 같아선 더이상 아무데도 움직일 수 없을것 같았거등..




어둠이 걷힐 무렵 눈에 들어온 에베레스트와 그 앞을 떡 버틴 눕체...




그리고 어디가 어딘지도 모를 첨봉들이 주변을 에워싸고 온통 은세계를 연출하고 있다.




이걸 계속 가야 하나 돌아 내려가야 하나 정신 못차리게 힘들때.. 상냥하고 친절한 민들라가 따뜻한 차도 따라 주고 쉬었다 가자며 방석도 꺼내주고..












신기하게 계속 왕관을 쓴것 처럼 보이는 투박한 에베레스트와 웨스트숄더.. 오른쪽 눕체와 그 사이로 조그맣게 로체도 보이고..왼편으로 창체까지..




이걸 모두 코앞에서 마주 하다니.. 이거 실화냐.. ㅋ




눈부시게 펼쳐진 겨울 왕국  속으로 그렇게 계속 걸어 올라 갔다.



 

그때 나는 정말 한걸음도 더 내 디딜 힘이 없는거 같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계속 걸었는지..




그러다 보니 또 칼라파타르 정상(5,550m)에 닿아 있었다..ㅋㅋ



 

그리고는 일행들이 다 도착할때 까지 여기저기 둘러 보고 아무데고 막 찍어 댔다.. ㅋㅋ




늘 바람이 모질다는 칼라파타르 언덕은 금방 내린 눈이 오히려 포근하게 느껴질 정도로 고요했다. 




정말 날씨 만큼은 이번 트레킹의 축복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시기에 눈이 내려 주다니..








페리체로 내려간 여수 아저씨가 넘겨주고 간 플래카드.. 일찌기 마체르모의 롯지에서 우리 모두 한마디씩 적어 놓았었다.. ^^




쉬면서 정신을 차리고 한참을 바라보다 보니.. 저기도 올라갈만 하지 않나 싶은 게.. ㅋㅋㅋ 




사실 처음 계획은 EBC 코스였는데.. 칼라파타르를 우긴건 나였다..

우선.. 사진으로 본 고쿄리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왔고.. 무엇보다 EBC에서는 에베레스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거기까지 가서 그걸 못본다는게 좀.. 




근데 막상 직접 마주한 에베레스트는 그리 높아 보이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고.. 투박 스럽기만 한게..ㅋㅋ  




최종 멤버 5인의 어벤져스..ㅋㅋ 그런데 나만 부은게 아니었어.. 모두들 퉁퉁 붓고 푸르딩딩..  입술도 새까맣고 꼬질꼬질.. ㅋㅋ

울산 아저씨가 좀 늦는 바람에 사진에서 빠졌고.. 늘 느긋하게 뒤에서 걸으시던 분당 아저씨가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 가셨다고 들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때 못 본 그 봉우리.. ㅋㅋ




하산 길에 본 풍경은 또다른 세계..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계속 찬란하게 빛나는 에베레스트를 뒤로하고 터덜터덜..




이제 힘든지 어떤지도 모르겠다.. 다리가 내다리가 아닌듯..ㅎㅎ




그렇게 세번째 고비도 무사히 넘기고 고락솁으로 돌아 왔다.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되는..




아침식사를 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오늘은 계속 은세계를 걷게 되겠네..




참으로 열악하고 번잡스럽고 소란스러웠던 이곳도 그리울 날이 있겠지?..




배도 든든히 채웠고..  하산길은 무작정 여유가 생긴다..ㅋ



 

예정된 일정은 로부체 까지인데.. 날씨가 좋아 모든게 순조로우니 내친김에 페리체까지 곧장 하산 하기로 했다. 




최근 토롱라 패스 등 풍부한 트레킹 경험으로 속도는 좀 더뎌도 늘 자신에 차 있으셨던 분당 아저씨의 뒷모습이 새삼 멋지다..

마지막 목표를 눈앞에 두고 발길을 돌리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산꾼들의 욕심을 알기에 얼마나 아쉬움이 컸을지 그 마음이 느껴진다.. 

자신의 안전 뿐 아니라 타인을 위한 배려 이기도 했으리라.. 결정적 순간에 욕심을 버리고 알맞은 선에서 자족 할 줄 아는 지혜로움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고락셉 에서는 한국인 팀을 여럿 만나 하산길에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걸었는데..




다들 각자의 무용담을 자랑하기 바빴다.. ㅋㅋ




이 머나먼 곳에 와서 고향사람도 만나고 동네사람, 동창, 거래처 사람까지.. ㅋㅋ
























평소 걷는 거리의 1.5배이상을 걸으려니 하산 길 이라도 멀기는 멀다.




여기도 여행자의 무덤이 모여 있는곳.. 안쪽에 한국인의 무덤도 몇 있었는데.. 묘비명을 들여다 보니.. 20대의 어린 나이로 이런 곳에서 유명을 달리 하다니..



 

숙연함을 느끼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또다시 아마다블람.. 이렇게 코앞에서 마주하다니..








아 정말.. 올라 가고 싶은.. ㅋㅋ




오후가 되니 여지없이 구름이 몰려 오고..




골바람에 맞서며 여기 이 벌판을 또 얼마나 오래 걸었는지 모른다. 골짜기가 넓으니 바람도 거세다.




가도 가도 마을은 보이지 않고..  이 벌판을 걷는 동안 다들 한두번 이상 노상방뇨를 ..ㅋㅋ




페리체에 도착 해서도 한참 마을을 걸어 들어가 깊숙히 자리잡은 롯지.. 여수 부부가 어찌나 반갑게 맞아 주던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