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하고 개운한 매운탕에 '인제 막걸리'를 몇사발이나 들이켰는지.. 더욱 화창해진 오후에는 그래서 음주 트레킹이 되고야 말았다.. ㅋㅋ
물이 다 말라버린 강 위로 군축교를 건너 완만하고 편안한 숲길로 2코스가 시작 되었다.
오후의 강렬한 태양 아래 양산을 쓰고 걷는 두 남자.. 신선하네.. ^^
주변 숲은 울창했지만.. 새로 난 제법 너른 길 양옆으로는 식재한지 얼마 되지않은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절반은 말라 죽어가고 있었기에...
한동안 머리 꼭데기에 태양을 이고 걸어야만 했다.
개망초나 애기똥풀이 이렇게 예뻤던가.. 풍성하게 모여 화원을 이루고 있으니 그렇게 아름다울수가 없다.
이곳을 지날 무렵.. 알 수 없는 온갖 새들이 한꺼번에 우짖던 소리를 잊을 수가 없다.. 오케스트라가 따로 없구나 싶을 만큼 강렬한 자연의 하모니..
작은 노란것 들은 다 애기똥풀 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좀 다르게 생긴 것들도 있었네...
뱀딸기는.. 역시 맛없게 생겼으.. ㅋ
작은 들꽃들 사이로 완만한 언덕을 오르면..
뻥뚤린 언덕위 작은 전망대엔 이 길을 만들다가 희생된 병사들을 기리는 충혼비가 세워져 있다.. 군사도로 였구만..
다리 밑이 온통 푸르네.. 이런 이런.. 맞은편 산 등성이에 웬 단풍인가 했더니 지난번 산불의 흔적 이란다..
아까 1코스를 나올때도 시커멓게 그을린 나무 둥치들을 여럿 보았더랬다.
시냇물처럼 한쪽으로 흘러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강줄기가 안스럽다..
이쪽은 강이 흐르는게 아니고 군데군데 웅덩이로 남아 있는것 같다.. 비 좀 와야 할텐데..
전망대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걷는다..
매끄럽진 않지만 가끔은 포장길도 나온다..
구불 구불 화원같은 숲속을 걷는 동안 어느새 선선함이 느껴진다..
이건 또 뭐얌.. 너무 예쁘잖앙..^^
저 아래서 부터 피지 않은 작은 꽃봉오리들이 뭘까 내내 궁금했었는데.. 이제 보니 초롱꽃 이었구나.. ㅋㅋ 이런 꽃무식자..
숲속 길이 지루할 때 쯤 빼꼼히 내다 보이는 전망..
봐도 봐도 예쁜.. 오늘은 정말 꽃구경 원없이 하는 날..^^
2코스 최고의 전망대.. 캠핑 나온 젋은이들이 텐트로 점령을 해 버렸네..
이러한 상황이 뭔가 맘에 들진 않지만.. 알록 달록 텐트가 예쁘기는 하다.. ㅎ
정말 끝내주는 풍광.. 오늘 하루의 피로가 싹 씻기는듯..
이리 저리 둘러보며 여기서 한참을 쉬었다..
이런 장관을 보려고 그 먼길을 걸어 온거야...
빨간 진드기에 물린채 움직임이 둔해진 커다란 메뚜기.. 전망대 주변 풀숲엔 메뚜기가 엄청 많이 보였다.. 메뚜기는 벼가 있는 논에만 사는 줄 알았다는.. ㅋㅋ
누군가는 잠깐의 꿀잠도 즐기고.. 누군가는 남은 간식도 해치우고..
그렇게 전망대를 벗어난 길가엔 온통 산딸기 밭.. 우리 모두 벽에 들러붙어 열심히 따먹었는데.. 교수님은 그만 손가락을 벌에 쏘이고 말았다지..
별다른 대책이 없어 주변에 흔하던 애기똥풀을 꺾어 노란 진액을 발라 진정을 시켰다..
애기똥풀이 강한 살균작용으로 피부질환에도 유용하다는 걸 약국 선생님 덕분에 오늘 새로이 알게 되었다. 개망초도 무슨 효능이 있지 않을까...
멀리 태극기가 보여.. 이제 다 왔나보다.. 난 장거리는 괜찮은데 장시간은 힘들어.. 역시 빨리 걸어야 하는 체질 인가..ㅎ
천천히 걷는 매력이 어떤건지도 너무 잘 아는데..^^
트레킹을 마치고 차를 가지러 간 사이 둘러본 관대리 주차장에는..
이런저런 다양한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었고..
아침에 건너온 멋진 38대교도 내다 보인다.
오는 길에 춘천 박사마을에서 숯불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으며 즐거운 하루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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