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첫날..
많이 덥지 않은 화창한 날씨.
죽령을 시작으로 제2연화봉, 연화봉, 제1연화봉을 지나 주봉인 비로봉에서 어의곡으로 하산, 새밭계곡까지 16.4km를 걷는 일정이다.
죽령 휴게소에서 시작되는 탐방로는 완만한 오르막의 선선한 숲길이다.
한없이 이어지는 시멘트 포장길이 정말 너무 지루하게 느껴질 무렵.. 유일한 위안이 되었던 천왕성. 바람고개 전망대..
전망대에 올라 보면.. 죽령 넘어 경상도 방면.. 풍기쯤 되겠다.
산이라고 와서 아직 단 한번도 흙을 밟아보지 못한채 어느새 제2연화봉에 다다른 모양이다.. 뭐 이런..ㅎ
제2연화봉 대피소 까지는 그야말로 탄탄대로 구먼.. 그치만 나 이런길 너무 싫음.. ㅎ
제2연화봉을 돌아나오면 금방 이렇게 뻥 뚫린 전망..
대기가 조금만 더 깨끗했더라면.. 멀리까지 이어지는 구비구비 산세를 더 시원하게 볼 수 있으련만..
이 예쁜 보라색 야생초는 벌깨덩굴 이라고..
지금 한창 무성하게 피어있던 이 꽃은 붉은병꽃나무 라고 커다란 카메라를 메고 지나가던 아저씨가 알려 주었다.
소행성나무 전망대..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소행성이 띠를 이루고 있다고 씌여있는..
얘는 꼭 미나리냉이처럼 생겼는데.. 아니고.. 쥐오줌풀 이라는 군.. ㅋ
그밖에도 많은 이름 모를 들꽃들을 구경하느라 힘든줄 몰랐다.
여긴 전망대가 아니라 별동산이네..
아직 천문대 구경을.. 아니 천문대에서 별 구경을 못해본 터라.. 언젠가 꼭 별 구경 하러 올 수 있었으면..
여기 진짜 천문대가 있네.. ㅎㅎ
연화봉 근처에 다다랐을때.. 슬슬 철쭉동산이 나타나는가 싶었는데..
꽃이 아직 덜 핀건지 폈다가 진건지..
산꼭데기지만 허허 벌판같은 연화봉 정상은 바람이 꽤 매서웠다.
지나온 제2연화봉과 천문대가 내다 보이고..
울창한 숲 뒤로 구비구비 이어지는 산맥들도 보이고..
뻥 뚫린 전망대도 마련되어 있다. 와~ 여기서 해맞이 하면..
연화봉을 내려오는 길은 너무 예쁜 연초록 숲길..
시원하고 장쾌한 마루금과 아기자기한 숲길을 교차로 걷는게 소백산 산행의 매력이지 싶다.
한참 이어지는 예쁜 숲길을 빠져나와 확 트인 등성이.. 꽤 가파르고 긴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 산행중 가장 부담스러웠던 구간이었던 듯.. 골짜기 아래로 멀리 저수지가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좁은 숲길을 잠깐 걸어 나오면..
곧 확 트인 벌판.. 1,300~1,500m 고지의 아고산대는 수목한계선의 바로 아래 위치하여 주로 이런 초지를 형성한다고 숲을 빠져나오기 직전 안내판에 씌여있다.
그런데 꽃이 없다.. 이런이런 ㅠ.ㅠ
꽃은 아직 덜 폈는데 잎이 벌써 무성한게.. 뭔가 많이 잘못된거 같으.. ㅎㅎ
정신 없이 걷다 보니 어느새 점심때를 훌쩍 넘긴 시간.. 전망 좋은 여기 바위틈에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아직 갈길이 멀구나..
부실한 철쭉꽃이나마 부여잡고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북적였던 제1연화봉은 그냥 스쳐 지나고..
비로봉 바로 아래 주목 군락지에 이르러 보니..
이곳도 역시나.. 기대했던 만큼의 군락은 아닌거 같은..
예전의 그 몽글몽글 양떼 같은 꽃뭉치는 다 어디로 간건지..
비로봉 정상석엔 인증샷을 남기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길게 S자로 100m는 늘어서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 겨우 한장 건졌다..
정상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는데 어찌나 바람이 차던지 가만히 서있기 힘들만큼 추워져서 하산을 서둘러..
국망봉 가는길..
삼거리에서 어의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한참 편안 했다.
생뚱맞게 자작나무 몇 그루..
향긋한 소나무가 빽빽했던 푹신한 흙길도 한참.. 너무 좋았지..
새밭 마을까지 이어지는 어의곡 계곡도 얼음장 처럼 시원하고 좋았는데.. 첨벙대고 즐기느라 사진을 깜빡했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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