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억년 지구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그랜드 캐년의 속살을 들여다 보기 위해 17miles 고난(?)의 행군을 하는 날..
첫새벽에 일어나 흰쌀밥을 지어 먹고 오늘의 일용할 양식을 푸짐하게 배급 받은후..
새벽별이 초롱하던 어둠 속으로 나와 차를 타고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 입구로 달렸다...
트레킹을 마쳤을 때를 대비해 그곳에 주차를 한 뒤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사우스 카이밥 트레일' 입구로 이동하여 미명에 트레킹이 시작 되었다.
고원지대 인데다가 전날 곳곳에 눈이 쌓여 있던걸 확인 한 터라 겹겹이 껴입고 추위에 대비를 했지만..
동이 터서 훤해질때 까지 몇 시간을.. 나는 매서운 새벽공기에 온 몸을 덜덜 떨어야만 했다.
사실 하루에 27~8km를 걸어본 적이 없어서 내심 두려웠었다.
오르막엔 힘이 들어도 내리막은 좀 수월한 일반 산행과 달리.. 카이밥 트레일은 11km 내리막이 먼저고 콜로라도 강에 닿으면 평지를 좀 걷다가 다시 15km를 올려쳐햐 하는 터라..
그렇지만 두려우면 지는 거라고.. 두려움을 설레임으로 바꾸어 무장 하고 씩씩하게 걸음을 내 딛는다.
'우아 포인트'는.. 여기 서면 우~와~~ 하고 탄성을 부르는 곳이라 해서 이름 붙여 졌다고.. 근데 나는 왜 여기 사진이 없는 것이람.. ㅠ.ㅠ
어디선가 해가 떠오르는지 주변이 점점 황금 빛으로 물들기 시작.. 이때 까지도 나는 꽁꽁 얼어 있었는데..
이런 곳에서 일출을 보게 되다니.. 감개가 무량.. ㅎㅎ
길은 비교적 평탄하고 경사도 완만해서 걷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캐년의 깊이가 수직으로 1.6km 정도가 된다는데.. 내려가는 길을 지그재그로 사정없이 비틀어 놔서 엄청나게 긴 거리가 되고야 말았다는..
황금 벌판을 달리는 기분..
오늘은 장시간을 달려야 하니 후반에 지치지 않게 체력 안배를 제대로 하려면 초장에 속도를 좀 내줘야 한단 생각에..
하나하나 일행을 뒤로하고 좀 바삐 걸음을 재촉 했다.
덕분에 크리스님의 시야에서 멀어지는 바람에 솜씨 좋은 그의 프레임에 담기는 행운을 많이 놓치기는 했지만..
그래도 모르는 사이 줌~ 인 한 사진이 몇장은 되었다..
가끔은 여기 보라는 고함 소리에 한번씩 돌아 보기도.. ㅎㅎ
이렇게 예쁘게 무서운 길.. 길.. 길.. ㅎㅎ
너무 땡겼나봐.. 아무리 sharpness를 더해도 핀트가...
어서 오세요~ 언제나 느긋함의 미학을 가르쳐 주시는 두 분.. ^^
그때 아마 우린 작은 풀꽃을 찍고 있었나봐..
몇가지 야생화들을 본것 같긴 한데 사진에 찍힌건 요거 하나..
여기 너른 마당에서 과일과 고구마 땅콩등 아침 간식을 한바탕 해치우고..
이제 바닥이 멀지 않았나보다.. 강이 보이기 시작 하네..
그래도 멀리서 보면.. 아직 중간밖에 못내려 간 듯..
멀리 써스펜션 브릿지가 보인다. 아직도 구절양장 길이 한참 더 남았구만..
자주 만나게 되는 말들의 행렬.. 사람들을 내려다 주고 돌아 가는 길인지.. 말타고 내려가면 편안 하려나? ㅎㅎ
드디어 나왔다 터널.. 터널을 두개 통과하면 브릿지 랬는데.. 다 내려 왔다는 말씀 !!
흙탕물 인지 뭔지 '콜로라도 강'은 저렇게 늘 붉게 흐르는 탓에 '컬러 레드' 에서 변형 되어진 말이라고 들었다.
그러고 보니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에서도 플라밍고가 노닐던 '라구나 콜로라다'는 스페인 말로 붉은 호수 라는 뜻이라고 했는데..
언어의 기원은 결국 하나 였다는 얘긴지.. 아니면 그 옛날 그쪽 인구의 유입이 있었다는 건지.. 뭐 그런 엉터리 상상도 잠깐 해 봤다. ㅎㅎ
아침 겨울나라에서 반나절 만에 봄을 지나 여름나라로 온 것 같아.. 그동안 윗옷을 몇개나 벗었는지..ㅎㅎ 나는 이글이글 귀신 나무를 이뻐라 했고..
그는 아롱다롱 선인장을 좋아라 했다..
꽃망울 인지 열매인지.. 선인장에 요상한..
'팬텀 랜치'의 입구.. 레인저 스테이션이다. 계속 가면 '노스 카이밥'으로 올라가는 길.. 우리는 개울 건너로 좌회전.. 이제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로 올라갈 것이다.
'팬텀 랜치'를 경험 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며 개울가에서 발 담그고 점심식사.. 오후의 행군을 위한 충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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