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으로 가는 길.. 오후 늦은 시간 출발함에 있어 고속도로를 안내하는 네비게이션을 무시하고 새만금 방조제로 향한건 탁월한 선택 이었어..
때마침 지는 해를 배경으로.. 서로간에 19금(?) 사진도 찍어가며 한참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거든..
태양이 수면 위 아래를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이며 장엄하게 침몰하는 순간을 찬양이라도 하듯.. 우리는 음악의 볼륨을 점 점 높여 갔다.
바닷바람 마시며 달달하게 감기는 회를 안주로 소주도 적잖이 마셨건만.. 미리 계획이라도 한듯 우리는 어느새 와인 테이블을 셋팅하고 있었다. ㅋㅋ
묵직한 와인과 함께 내가 준비한 스모크트 치즈와 토마토 마리네이드도 만족스러웠지만.. 무엇보다 명남씨가 준비한 수제 꽃향초와 빨간 냅킨이 썰렁하고 초라한 테이블을 한껏 빛내 주었다..
어젠 깜깜해서 미처 몰랐는데.. 아쿠아 월드와 채석강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이런 만족스런 전망 이라니..
대충 털고 서둘러 나선 아침 산책 길.. 인적 없는 적벽강의 아늑함을 한참 즐겼다.
이런 이런.. 조금씩 부서져 내리고 있는 절벽 주변으로 금줄이 생겼다..
왜 그런 이름이 붙여진 건지가 궁금해 올라갔던 닭이봉 전망대는.. 아무래도 그 의문을 정확히 풀 수는 없었지만.. 올라간 보람은 충분히 있었던..
빙 돌아 작은 도시 부안을 한눈에 내다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 였으니까..
내소사 일주문 앞에 서 있는 당산나무.. 수령이 700년이 넘은 이 느티나무를 할아비 당산나무 라고 부르나 보다..
예전에 왔을때 이끼만 잔뜩 떠 있던 볼 품 없던 이 연못엔 노란 창포와 수련이 가득차..
장금이가 뛰어왔던 다리 위를 걸으며.. 나른한 봄날의 연못을 즐겨 본다.
경내에 있는 할머니 당산나무는 수령이 1000년이 넘는 느티나무... 역시.. 할아비 당산나무 보다 훨씬 자태가 곱다.. ^^
장구한 세월의 무게가 내려앉은 대웅전의 꽃창살도 여전히 아름답다..
낮은 돌 담 위..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이들의 소망이 그득 쌓였을...
기념품 가게 입구에 매달린 풍경들이 작은 바람에 찰랑 찰랑.. 그 모습 만큼이나 어여쁜 소리를 낸다..
전나무 숲길을 따라 오며 가며 짙은 녹음의 향기를 흡입...
변산 휴양림에 들어갔다가.. 해안을 따라 아기자기 연결된 마실길도 걸어 보았다..
걷기를 좋아하는 나는 이런 길이라면 무조건 좋아..
태안의 솔향기 길 하고는 또다른.. 한 층 아늑함이 느껴지는 길.. 언젠가 다시와서 제대로 즐겨 보리라..
가끔은 절벽 끝에 서는 아찔함도 즐겨가며..
아름드리 단풍나무엔 웬 꽃이 한가득..
이걸 정확히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으나.. 잎은 아니니 꽃이랄 밖에... ㅎㅎ 팔랑개비 처럼 빙그르르 떨어지는 모습이 참 예쁘지..
여기까지 마실길 한 구간이 끝나는것 같다..
늙은 개가 지켜보고 있는 물빠진 갯벌에서 채집에 열중인 아낙들을 뒤로하고 여기서 발걸음을 돌렸다.
추억 돋는 대나무 숲길.. 곳곳에 비리비리한 죽순들이 삐죽삐죽 내민걸 봤거든..
휴양림 내의 작은 해변가에 조성된 생태 습지..
나.. 보이나? ^^
한바탕 즐기고 돌아오는 길 우연히 들른 궁항..
리조트의 옥상.. 스카이 그릴 가든에서 생맥주와 바베큐를 즐기며 또한번 흠뻑.. 붉은 빛깔에 취한다.
실컷 놀고 돌아오는 길은 너무 지루해... 고속도로에서 멀지 않은 간월암에 잠시 들렀는데... 사람만 많고.. 주변 환경도 그렇고.. 예전 같은 감흥은 전혀 없었지 모야..
뭔가 많이 늘리고 고치고 했으나 값어치는 훨씬 떨어지는 느낌.. 차라리 근처 해물 칼국수 집이 훨~씬 만족 스러웠었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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