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파타고니아 평원을 달려.. 파이네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 여기서 입산 신고를 한다. 멀리 만년설을 인 봉우리와.. 토레스 삼봉이 어렴풋이 보인다.
엇그제까지 엄청난 바람과 폭우가 있어서.. 앞서간 팀이 고생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제 비구름이 물러간건가..
토레스 산장에 짐을 풀고 서둘러 나선길.. 산봉우리 앞에 보이는 무지개.. 날씨 좋으려나봐..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50곳 중 하나인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그리고 여기에.. 세계 3대 트레킹 코스인 W트렉이 있다. W트렉은 트레일이 알파벳 W 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토레스 산장에서 875m의 라스토레스 전망대 까지는 약 9km.. 오늘은 왕복 18km를 걸어야 하는군..
수만년 전 빙하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만들어진 아름다운 산과 호수가 펼쳐진 이곳은.. 과연 지상의 낙원이라 할 만 했다..
날씨의 변화가 심해서 하루에도 4계절을 다 겪을 수 있다는데.. 고산 지대에서 내려오니 이젠 날씨와 싸워야 할 모양이다. 멀쩡하던 날씨가 벌써 비가 오기 시작..
화산재 같은 검은 모래 자갈 길은.. 길 이랄 수도 없이 자꾸 절벽으로 미끄러질 듯..
거대한 파이네의 봉우리들은 구름속에 그 뿔들을 감추고.. 여간해선 쉽게 그 자태를 드러내 주지 않는다.
잉카 에서도 그랬고... 여기서도 자연은.. 그것을 정복 하려는 오만한 인간에게 그 위대한 웅장함을 쉽게 허락하지 않으려나 보다.
빽빽한 숲도 지나고..
폭포와도 같은 우렁찬 계곡 물 소리도 들으며..
계속 비가 오락 가락 하는데도 걷는건 마냥 즐거워..
빙하가 녹아내려 크고 작은 이골 저골로 흐르고..
W트렉에 우리를 안내한 귀여운 아가씨 빠올라..
가을로 물 든 계곡..
이 마지막 돌 언덕 넘어가는데 정말 힘들었으.. 구름에 살짝 가린 토레스 3봉이 머리를 내민걸 보고.. 이때부터 미친듯이 걸었었다..
점점 험난한 길.. 이런 바위 너덜지대 에선.. 화살표 없으면 난 길도 못찾아.. ㅋ
돌무더기 언덕을 넘어 드디어.. 창백한 블루 타워.. 2,850m에 달하는 거대한 봉우리와 그 주변 빙하가 녹아내려 이루어낸 파스텔 톤의 푸른 호수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인간의 손길에 길들여 지지 않은 순수한 비경에 절로 감탄사를 연발.. 구름이 걷혔으면 더욱 아름다웠을.. 그러나 이만큼 보기도 다행 이라고들 한다.
조금 늦게 올라왔거나.. 내일 이었다면 아예 볼 수 없었을 지도..
넋을 놓고 바라보는 두 남자..ㅋ
잠깐 사이에 구름은 자꾸만 더 내려앉아 봉우리 3개의 형체마저 불분명 해졌다..
서둘러 올라가느라 놓친 짙은 가을 풍경..
앗! 내 머리 위 작은 구름 한점.. ^^
날지 못하는 너는..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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