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 터널을 빠져 나오면서 자욱하게 끼어있던 운무가 심상치 않더니만..
설악동에 들어가는 순간 부터는 벌써 빗방울이...
차를 내려 올라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겨를도 없이..
벌써 잰 걸음으로 저만큼 시야를 벗어나고 있는 일행을 쫓을 수 밖에 없었다..
가도 가도 오리무중이라.. 공룡의 등짝인지 용의 어금닌지.. 도무지 여기가 설악이긴 한건지...
아무것도 구분할 수가 없었다.
코앞에 보이는 나무 한그루 조차 선명하게 볼수 없음에 허탈했으나...
눈길 돌리는 곳마다 보였던 앙증맞은 들꽃들이 그나마 작은 위로가 되었을까..
물마실 틈조차 여유를 허락지 않으며.. 8시간여를 화장실 한 번 못가고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후달거리며 달렸으면.. 눈이라도 호사를 해야 하건만..
눈앞을 가로 막은 저 거대한 바위벽 만큼이나.. 여전히 가슴은 깝깝...
게다가 어느샌가 부터 쏟아지는 비 탓에 그나마 더이상 사진을 찍기조차 힘이 들었으니..
더 좋은 계절에 꼭 다시 오리라 절치부심..
빗방울 연신 닦아가며.. 시원한 물줄기라도 한번..
![](https://img1.daumcdn.net/thumb/R46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planet%2Ffs12%2F2_10_18_2_22AVa_1858497_1_110.jpg%3Fthumb&filename=110.jpg)
비에 젖고 바람에 씻기운 이 초라한 모습이 설악에 다녀온 유일한 증명 사진이라니..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