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4.
아침부터 비가 왔다..
오늘은 1,630m 들머리에서 2,256m 정상까지 약 17km의 장거리 산행을 하는 날이다.
우중 산행에 대비해 준비는 철저히 했지만..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점점 거세지는 비바람에 어쩐지 맴이 불안 불안 했다.
산 들머리의 '만츠시르' 사원에 도착 했을때는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장대비가 쏟아져서..
그땐 정말 도저히 산행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는데.. 우직한 가이드 언니가 강력하게 우리를 이끌어준 덕분에 악천후 속에서도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화창한 햇살을 받으며 하산 할 수 있었다.

'만츠시르' 사원에 도착 했을때.. 너무 많은 비가와서 어찌할 바를 몰라 30~40분 동안 어정 거려야 했다..

그러다 약간의 소강 상태를 보이는 틈을 타서 출발..

이후에도 비는 계속 더하다 덜하다를 반복하며 나의 귀차니즘을 폭발 시켰다.

비옷을 입었다 벗었다.. 우산을 폈다 접었다.. 저마다 분주한 걸음 걸음..^^

'복트칸' 산은 '울란바토르'를 감싸고 있는 4대 성산의 하나로 몽골 제국 마지막 왕의 이름 '보그트'를 따서 지었다고 한다.
산에는 다양한 수종이 자생하고 또한 숲에는 여러 종류의 동물들이 살고 있다는데.. 산행 중에 본 건.. 청설모와 다람쥐, 작은 새앙쥐.. 그리고 새 몇 종류.. ㅎㅎ 아 참 그리고 수많은 뱀 구멍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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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궁'이란 큰 바위, 돌 무더기를 의미하는 말이라는데..

'체제궁' 으로 오르는 길은 엄청난 잣나무 숲의 원시림으로 가는 내내 코가 뻥 뚫리는 상쾌함을 느낄수 있었다.

최근 폭우에 쓰러진 나무들로 인하여 등산로가 많이 망가져 있다고 하더니..

산 초입부터 무더기로 뿌리째 뽑혀 쓰러진 나무들 때문에 정식 등산로를 벗어났다 다시 찾아오기를 여러차례 반복 해야만 했다.

토양 때문인지 아님 뭣 때문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이곳의 나무들은 이처럼 뿌리가 얕아 쉽게 쓰러진다고.. 도착 첫날 부터 우리 가이드는 '웬만하면 나무에 기대지 말라'는 주의를 주었었다.

망가진 길을 돌아가며, 피해가며 한참 걷다보니 어느덧 비는 그치고.. 여기저기 지저귀는 새 울음 소리를 더해 상쾌한 잣나무 숲을 한참 즐길 수 있었다.


그러다 여기쯤 지날 무렵부터 다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
울퉁 불퉁 자갈길에 잦은 물 웅덩이를 첨벙거리며 우산이 찢어질것만 같은 강한 장대비를 뚫고 정신없이 걸었다..
폭우 속에서 불편한 난석을 밟으며 오로지 걷기에만 집중 하는 동안 머리속이 맑게 비워지는 기분 좋은 경험.. 나는 그때 내 두 발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무아지경 상태 였던것 같다..

너른 평원에 도착 하니 노란 야생화를 피운 얕은 초목과 듬성듬성 나무들이 보슬비 속에서 아련하게 빛나고 있었다.

날씨가 좋았다면 얼마나 더 아름다웠을까.. 아~똑땅해~~

정상이 가까워 지자 돌무더기 언덕이 시작 되었다. 이때부턴 정말 누굴 돌아보고 기다리고 할 겨를이 없었다.

앞도 잘 보이질 않는데.. 비도 비지만 바람이 바람이.. 그 순간 갑자기 떠오른 '합환산'의 추억.. ㅋㅋㅋ

안개속으로 어슴프레 웅장한 바위더미가 눈에 들어오는데 정확히 어디가 정상인지도 모르겠고..

여기인가 보다.. 중앙에 '어워'가 자리잡고 제단이 차려져 있는곳..

휘감아 놓았던 천조각들은 비바람에 어디로 다 날려 갔는지 흔적도 없고.. '어워' 뒷편으로 웅장한 바위가 독수리처럼 날개를 펼치고 앉아 있는곳.. 이후 도착하는 사람마다 속속 인증사진 찍어주다 정작 나는 못 찍었네.. ㅋㅋ

너무 추운데다 강풍에 우산이 자꾸 뒤집어져서 더이상 버티기가 힘들어 곧 바로 하산..

돌덩이 사이 사이에 고인 작은 물 웅덩이들과.. 거기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파문을 일으키며 튀어 올라 잘게 부서지던 장면.. 그리고 그 주변으로 피어난 색색의 잔꽃들 까지.. 그때 바위산을 내려오며 보았던 풍경들이 정말 너무 예뻤는데.. 비바람에 몸을 가누기가 힘들 정도이니 사진을 찍을 수도 없고..

한껏 웅크린 자세로 정상 바윗더미를 겨우 내려서니 바람이 좀 잦아 들고 대충 비도 그쳤다.. 도시락 먹을 곳 탐색중..^^

정상에서는 도저히 단체샷을 남길 수 없던 상황이라.. 도시락 먹고 요기서.. ^^

좀 그치려나 싶더니만 또다시 몰려오는 먹구름..

이후에도 몇 차례 계속 비는 오락 가락 하면서 약을 올렸다.


바람결에 이리저리 일렁이는 파스텔 톤의 사초들이 카펫처럼 이어지던 길도 지나고..

단단하고 키작은 초목들이 뒤덮고 있는 초원을 또 한참 걷다보니..

이번엔 빽빽한 숲길이다.. 숲 사이로 길을 찾기 힘들 만큼 수많은 잡목과 이끼들이 서로 얼크러져 다듬어 지지 않은 원시의 숲길..

숲길을 지나면서 비구름은 완전히 물러 갔고, 내리쬐는 햇살에 우리는 그때부터 비옷 말리기.. 우산 말리기..^^

몽골 산에서 흔히 보았던 꽃무리.. 잘려져 나간 썩은 나무둥치 아래 예쁘게 자리 잡았네.. 약간 구절초 스러운..^^

이제부턴 다시 녹색의 벌판이다.


옷도 우산도 모자도 금새 바짝 마를 만큼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예전 윈도우 배경화면 처럼 그림 같은 길을 정처없이 걷는다..




몽골은.. 초원이다..!! ^^

아침에 비 많이 온다고 포기했음 어쩔뻔.. 다양한 경험으로 너무 재밌었잖아.. ^^

긴 여정을 마치고 마침내 '투르호라흐'에 도착.. 미니 '셔틀버스'에 올라타고 통통 거리며 비포장 길을 빠져 나왔다.
전용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하는 동안 퇴근 시간의 '울란바토르' 도로는 신호도 없고 체계도 없는 그야말로 엉망진창 이었다. ㅎㅎ
우리 대형 버스도 그 틈 아무데서나 돌리고 꺾고 해 가며.. 우리를 마사지 샾에 데려다 주었다.
이름은 '발 마사지' 였는데 머리 꼭데기 부터 발 끝까지 빈틈 없이.. 그렇게 정성스런 손길의 마사지는 난생 처음이었다.. ㅎㅎ

제대로 몸을 풀고 근처 폼나는 식당에서 '샤브샤브'를 먹었는데.. 소고기 양고기 외에도 말고기와 우설, 내장까지.. 별 별걸 다 먹어본 시간.. ^^ 😅😅


이틀간 머물렀던 '칭기스칸 호텔'은.. 세계의 유명 인사들이 몽골에 오면 꼭 다녀가는 꽤 명성이 있는 호텔인가 본데..

입구에 장식된 유명 인사들의 사진 속에는 각국의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이나 헐리우드 스타 등..알 만한 얼굴들이 많았다.
그런데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만큼 이제 내부 '리모델링'도 좀 했으면 싶다.. ㅎㅎ

공항 가는 길 잠시 들렀던 '캐시미어' 공장.. 선생님들이 이런저런 선물을 고르는 동안 나는 그저 양말 몇 켤레 샀다.
나도 이제 산에 갈때 '캐시미어' 양말 신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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