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동네는 역시 서울보다 많이 따뜻했다..
덕분에 일찍 피어난 꽃들이 이미 스러져 갔고.. 벌써 다양한 초록의 스펙트럼이 시작 되고 있었다..
무학산은 내가 그동안 다녀본 산 중에 베스트3 중에 꼽을만 한 좋은(?)산..
산 초입에는 벌써 푸르름이 만연했고.. 다 떨어져 버린 꽃에 마음이 덜컹 했는데..
중반쯤 오르니 드디어 참꽃의 향연이 시작 된다..
오전에 살짝 내린 비로 산은 온통 습... 먼지 없는 포근한 흙길과.. 뽀얀 안개속 진한 솔향에.. 진달래 꽃길..
역시.. 자태로 보면 철쭉보단 진달래가 한수 위..
울창한 소나무 숲길로 건장(?)한 여인네들의 행진이 이어진다..
시루바위 다녀 오는 길.. 새 순 돋는 나무 뒤로 돌아온 봉우리가 푸르르다..
시루바위 오를때쯤.. 안개가 더해져 물분자 속을 뚫고..
굳이 여기까지 빠져 들렀다 갈 이유.. 바다쪽 전망을 보기 위함인데.. 이런 이런.. 오리무중.. 온통 구름 바다..
날 좋을땐 대마도도 보인다고 했는데.. 사방은 온통.. 젖은 구름으로 휘감긴다..
땀과 습기로 얼룩진.. 구질구질..ㅋㅋ
막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기 전 이글거리는 가지가 처절하게 용트림을 하고 있는듯..
빽빽한 소나무가 뿜어내는 짙은 향기가 온몸을 정화해 주는 느낌.. 가녀린 진달래의 하늘거림은 눈을 즐겁게..
오늘은 더군다나 꿈속 같은 안개까지..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지 모야..
구름인지 안개인지... 꽃구경 하며 한참 뚫고 가다보면..
어느덧 무학산의 정상이다..
물분자 뚫고 나온 패잔병의 모습 이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 학도 춤을 췄을만 한.. ㅋ
길게 이어지는 진달래 꽃길.. 아아.. 너무 예쁘잖아..
뽀얀 안개속 꽃길이 몽환적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보아도 보아도 질리지 않는 저 수수한 아름다움이..
코끝이 찡~ 할 만큼 감동적으로 다가 온다..
물 흠뻑 머금고..
새롭게 새롭게..
태어나는 모든 것들은 아름답다..
이제 바다가 코앞 이다.. 바닷바람이 흠씬 느껴진다..
지나온 봉우리.. 연두와 초록 사이로 몽글 몽글한 산 벗나무가 불긋불긋..
여기쯤에서 괴성을 질러대던 일단의 무리들 때문에 잠시 공포..
아마도 사이비 종교집단 이었는지..
마지막 봉우리로 향하는길.. 썩을넘과 문딩자슥이.. 영호남의 대 화합? ㅋㅋ
절벽 끝에 서있는 아슬아슬함이 늘 좋았다.. 생각해 보니.. 이제 그러지 말아야 할까보다..
나 점점.. 남자가 되어가는 것 같아.. 어쩜 서있는 폼이..
포구가 훤히 내려다 보이네.. 근데 바다가 바다 같지가 않잖아..
반대편 산 아래쪽은 진달래 대신 철쭉이 한창이다.. 역시 개꽃.. ㅋ
산 아래 둘레길 구간의 작은 공원.. 누가 솟대를 많이도 깎아 세웠네..
귀여워라 오리궁뎅이들..ㅋ
여기 작품중 대상을 받았다는 스마일상.. 좋은 작품이네..
그래.. 웃자.. 크게.. 많이.. 자꾸자꾸 웃어보자..
저 무시무시한 가시나무 속에서도 여린 새잎이 솟는다.. 나름의 사는 방법이 있어.. 단련 되겠지..
오리구이집 담장너머로 활짝핀 왕벗나무가 탐스럽기도 하다..
배가 터지도록 바다회를 실컷 먹여준 그집앞 사철나무는.. 이제 나무가 아니라 꽃이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