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창포 바닷길..
무창포를 다녀온지는 얼마 되지도 않았고..
그늘 한점 없는 바다.. 얼마나 뜨거워야 하는지 잘 아니까..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결국 가게 되고야 말았다..
덕분에 때마침.. 일년에 서너차례 크게 열린다는 바닷길 구경도 하게 되고..
우리가 도착 했을땐.. 이미 물이 한창 들어오고 있는 중이었다.
사람들이 뭔가를 열심히 줍길레 따라다녀 봤더니.. 꽤나 큰 소란지 고둥인지 바위에 다닥다닥 잔뜩 붙어서 누가 뜯어가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지 모야..
우린 여럿이 잠깐 주워도 금방 한양푼.. 대충 재미만 보고 그늘막에서 멍게랑 해삼 한접시씩 먹고 들어왔다.
일찌감치 워터파크에 들어간 애들과 눈맞춰 가며 주워온 소라를 삶아 수제비를소량.. 끓여 먹었다.. 오호.. 기대 이상의 맛..
어느덧 물이 점점 들어와 지난번에 왔을때 기어 올라가 흔적 남긴 저 봉우리가 섬이 되어가고 있다..
저쪽편은 이미 깊은 바다가 되어 버렸고.. 둥 둥 섬..
늦으막히 저녁 먹으러 나가는 길.. 다들 밥먹으러 갔나.. 한산한 해변..
오늘 오후에만도 몇차례 뒤바뀌던 날씨.. 깨끗한 낙조를 볼수 있으려나..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살살 녹던 전어구이를 정신없이 먹다가 내다본 풍경..
석대도 너머로 꼴딱 꼴딱 예쁘게.. 해가 지고 있었다..
내일 또 다시 밝아 올 태양인데.. 뭐가 아쉬운지..
흔적이 완전히 없어진걸 확인한 후에야 소라 한접시를 더 주문한다.. 전어랑 소라랑.. 꽃게랑.. 왜케 맛난고얌..
애들이 쥐고 노는 불꽃놀이 기구가 신기해서 우리도 한번 해봤는데.. 의외로.. 재밌더라공.. 행사중엔 풍등도 날리고 한다는데..
낡이 밝아 해가 중천에 뜨고.. 다시 물이 빠지기 시작 했다.. 어디서 큰 배도 한척 들어와 있고..
11시가 넘어 드디어 석대도로 향하는 바닷길이 열리기 시작하자 우리의 주영씨.. 어디서 구했는지 양동이와 호미자루를 들고 씩씩하게..
커다랗게 S자 곡선을 그리며 나타난 바닷길은.. 무창포 해변에서 석대도 까지 약 1.5킬로 라는데..
보통 그뭄이나 보름에 한차례씩 열리지만 이렇게 커다랗게 완전히 길이 드러나는건 일년에 너서차례 라고..
이번처럼 크게 열리는건 지난번 이후 5개월 만이라는데.. 사람들은 이렇게 독살처럼 가두어진 뻘 속에서 한자루씩 해산물을 잘도 건져 나온다.
나는 사람들이 뭘 그렇게들 많이 줍는지 구경하며 걷다가 햇살이 하도 뜨거워 끝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그냥 돌아서 나왔다.
나오면서 보니 우리의 주영씨는 칭얼대는 딸래미 옆에 끼고도 벌써 한양동이를 가득 채웠나보다..